이 지독히도 불편한 블로그 생활을 청산하고 사이트를 만들어 이사 갑니다.

새 주소는

www.greenlefty.net

마저 못한 소탈한 대화는 저기서 쭈욱~ 계속됩네닷!

반가운 기사다. 나는 개인적으로 최장집교수가 정말 몇 안되는 공부하면서 사설쓰는 학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조희연교수는 잘 모르겠고, 손호철교수는 예전에는 상당히 열심히 공부하면서 사설을 썼었는데 요즘은 사설 쪽에 더 무게가 실린 것 같아 아쉽다.

하여간 최장집 교수의 한국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진단에 대해 대부분 동의하는 바이다. 나역시 제도 정치 자체에 대한 간혹 오만하기까지한 진보세력의 “무시” 혹은 “무관심”이 전반적인 민주화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악법도 법이니까 지키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대의정치의 기본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정치를 한다는 것 자체가 좀 안이한 것 같아서…사실 노무현 정권이 이렇게까지 무너진 것은, 그리고 민노당이 이렇게 고전을 하는 것은 대의정치에 대한 안일한 접근에서 기인한 면이 크다는 생각이다. 최소한 자본주의 하에서 정당정치로서의 정치라는 게임에 들어섰다면 기본적인 게임의 규칙에 대한 숙고는 해주는 것이 예의였을 텐데, 그게 안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장집교수의 비판은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다. 노무현정권이 주장하는 소위 “개혁”들이 하나도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소위 민주적인 “개혁”을 추진하는 방법이 도통 민주적이지 못했다는 역설적인 현실이 존재하니까… 최소한의 민주적 정부라는 평가마저도 받을 수 없는 노무현 정권의 실패로부터 진보세력들은 교훈을 좀 얻었으면한다.

최장집교수의 지적에 대하여 조희연교수가 반론을 썼는데, 솔직히 좀 식상한 내용이다. 최장집교수에 대한 선명성에 관한 질문, 즉 당신은 그래봤자 제도주의자에 불과하고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그것을 넘어서는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다..뭐 이런 식의 논쟁은 일단 재미도 없고, 영양가도 없고, 솔직히 수위도 맞추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다. 최장집교수의 운동의 과잉에 대한 지적은 그렇기 때문에 운동이 멈춰져야한다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도 지적한 대의정치에 대한 안의한 접근, 그리고 대의정치에서 맞닥뜨리는 한계에 대한 안일한 운동권식 대응에 대한 것인데, 조희연교수가 발끈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고…더 나아가, “지적은 올바르지만 대안이 그럼 무엇이냐?”라고 물으면 참 할 말이 없어진다. 한국정치를 분석하는 학자로서의 최장집에게 지적과 분석이 정확하면 정확하다고 하면 그만이다. 나는 그 어디에서도 최장집교수가 대안을 제시하겠노라고 한 글을 읽은 적이 없는데, 왜 대안을 내놓으라고 그러는 것일까? 

그점에서 손호철교수가 한 “대안”좀 그만 찾으라는 말은 정말 속시원하였다.  손호철교수 역시 최장집교수가 운동을 넘어 의회정치를 생각하지 못한 노무현을 비판한 점에 각을 세워서 운동이 과잉이 아니라 운동과 의회의 괴리가 문제라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이 지점은 아무래도 최장집교수의 본글에 대한 손/조 교수의 과잉반응인 듯 하고, 손호철 교수의 글 중 마음에 꼭 드는 지점은 바로 이 대안에 대한 강박관념을 꼬집은 것. 진짜 속시원하였다. 학자에게 대안을 요구하고 그것이 없으면 아무리 올바른 분석과 지적을 하여고 마치 함량미달인 양 폄하하는 것은 옳지않다. 어쩌면 대안만을 염두에 두고 공부하는 것처럼 위험한 것도 없을 것이다. 나아가서 도대체 무슨 대안이 더 필요하냐는 손교수의 지적에 백 번 동의하는 것이다. 그동안 나온 좋은 생각들과 지향점들도 담보해내지 못하면서 끊임없이 대안만을 “강요”하면 좀 무책임해보인다. 혹 “대안을 아직 찾지 못하여…”라는 어찌보면 간편한 변명을 늘어놓으며 눈 앞에서 할 수 있는 것도 하지 않는 행위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냐는 것. 민주노동당에 대안이 없었더냐? 사회당에 대안이 없었더냐? 그동안 나온 것만 다 했어도 손교수 말대로 백 배는 좋은 나라 만들었을 것이다.

오래간만에 참 재미난 글들을 읽었다. 최장집 교수의 글들이 너무 정치적으로만 읽히지 말고, 전공자의 분석으로 좀 읽혀졌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섯 정치학자들은 좀 불쌍하다. 전문분야를 도통 인정들을 안해주는 분위기라서…

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내가 아주 한참 전에 쓴 글과 딱 마주치다. 그러니까 원래 여기저기 이사도 잘 다니지만 이사 다닐 때 마다 살았던 흔적을 확실히 지우고 다닌다고 생각했더랬는데, 나도 기억이 가물가물한 글이 전혀 모르는 사람의 홈피(?)에 떡하니 옮겨져 있었다. 그러니까 김승희의 시에 나오는 “딴사람”과 마주치는 장면과 같은 기분이 들더라는…딴사람이 되고 싶은 나와, 딴사람이었던 내가 딱 만났다는 것. 어쩔 줄 모르고 잠시 포개지듯 그 글을 읽다가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오늘 인터넷에서 딴사람이 되어있는 나와 딴사람이 되고 싶은 내가 만나다.

이 엔트리의 나머지 읽기 »

 

정말 되는 일 하나도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1등이 모든 것을 차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1등이 아니면 그저 1등을 위해 온순히 박수를 치라고 배우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1등은 커녕 간신히 꼴찌를 면하기도 어려운 가족들…

그들의 끈질긴 참여정신에 박수를 보내며, 어쩌면 굳이 1등을 하지 않고 참가만 줄기차게 하는 그저그런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 중요한 건 아니냐고 이 영화는 어눌하게 묻는다. 역설적이게도 이 영화가 굵직한 영화제를 휩쓸고 있다는 것. 아무래도 영화판에도 참가만 하는 그저그런 사람들이 많은 듯. ^^

오래간만에 본 아주 마음에 드는 영화.

“Till the End of Time” by DeVotchKa

작업착수보고

1월 25, 2007

도메인하고 계정만 따놓고, 오늘오후부터 작업착수하였습니다.

아마 작업마무리까지 꽤나 오랜시간이 걸리겠지요? ㅡㅡ;;

‘소탈한 대화’ 사이트의 가장 큰 컨셉은 막 어질러도 부담없는 사이트입니당..ㅋ

석궁사건에 대해서 저도 할말이 많은데, 회사에서는 요새 분위기가 업무이외의 사이트를 접속하는것도 너무너무 눈치가 보이고  ㅡㅡ;;; 네이트온 하는것도 쿠사리(?) 먹어 근무시간의 쏠쏠한 재미를 잃었습니다.

암튼….작업착수보고~의견들을 마니마니 주세요~

지금가보셔야 암것도 없지만, 사이트 주소는 http://www.greenlefty.net

바야흐로 대선?

1월 22, 2007

인터넷으로 바라보는 한국 사회가 얼마나 정확하겠냐만 재미있는 것은 소위 “네티즌”들이 득실거리는 기사와 포탈사이트가 정성을 들여 메인을 올리는 기사들 사이에 괴리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시다시피 김명호 교수의 석궁사건에 대한 기사는 아무리 사소한 기사이고 구석에 숨겨놓아도 적게는 수백개에서 많게는 수천개의 쪽글이 달리며 관심을 보이는 반면, 열우당이 분당을 하네마네, 이명박과 박근혜가 설전을 벌였네 마네, 민노당에 대선 주자들이 움직이네 마네 뭐 이런 기사에는 반응들이 시큰둥하다는 것. 한 마디로 제도정치랑 현실정치가 완벽하게 갈리는 기이한 현상?

하여간 사람들이 관심이 있든 말든 노무현의 임기는 끝날 것이고, 대선은 다시 치뤄져야한다. 그러고보면 대선은 언제나 약간은 흥미진진한 이벤트인 관계로 월드컵만큼 뜨겁진 않겠지만 참가자와 관전자 모두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고 더 나아가 적극적인 관전자들의 경우 “주자”를 골라 응원을 하기도 하는 바야흐로 제도정치의 계절이 도래하겠지. 그렇다면 나의 주자는 누가 될 것인가? 제도정치권 안에서 그래도 열 달에 한 번 정도 절망 끝에 잊을 만하면  속시원한 짓을 한 번은 할 수 있는 나의 주자는?

모모당에서 모모모 후보의 대선캠프에서 뛴다고 연락이 온 모모모씨에게 정색을 하고 도대체 왜 그 모모후보를 위해서 뛰느냐고 물었더니, 나에게 공식적인 대답을 원하느냐 솔직한 대답을 원하느냐 물었다. 물론 둘 다 궁금하다니, 공식적인 대답은 민주화의 완성일 것이고 솔직한 대답은 “우리도 함 권력 잡아보자!” 란다. 하하하 왜 그리 웃음이 나던지, 그만 깔깔 웃고 말았다. 그리고 그 솔직한 대답에 박수를 보냈다. 민주화의 완성은 뭐…민주화가 무엇인지도 상당히 헷갈리는 시점에서 대략 슬로건일 것이고, 핵심은 우리도 권력 함 잡아보자!!! 하긴 제도정치 안에서  “우리도 함 권력 잡아보자!” 보다 더 민주적인 게 무엇일까? 그 후보와 그 당을 지지할 일은 별로 없어보이지만 (그 후보가 말하는 “우리” 속에 내가 들어갈 일이 없을 듯 하여…ㅋ~), 그들이 솔직해서 믿음이 간 것은 사실이었다. 

“우리도 함 권력 잡읍시다!” 생각해보니 이거 은근히 괜찮은 선거 문구인 듯. 문제는 “내”가 그들의 “우리”안에 들어갈 수 있는 경우가 참…쩝…아마도 심상정 화이팅?

1.

지난 여름에 한국에 갔을 때, 간 김에 학술진흥재단이라는 곳에 가서 해외박사학위를 등록하였다. 나는 솔직히 나라가 왜 남의 학위를 등록해라 마라 간섭하는지도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등록증이 없으면 국내에서 학위로 인정이 안될 만큼 가짜 학위로 사기를 치는 일이 많다기에 (도대체 학계가 얼마나 썩었으면 교수들이 가짜학위 정도도 걸러내지 않고 교수로 채용들을 하는지…) 등록을 하러 갔는데, 학진의 직원들이 내게 무슨 대단한 시혜라도 베푸는 양 거들먹거리는 것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

급기야는 본인이 학위증을 들고 간 상황에서도 인터넷 상에서 “실명인증”이 안된다는 이유로 학위등록이 안된다는 억지를 부리는 소위 학술진흥재단. “실명인증”이 필요한 이유는 서류를 접수하는 사람이 본인인 것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일텐데, 본인이 직접 와서 신분증까지 제시하는 데에도 안된다는 것이었다. 도대체 학진은 뭐하는 곳이냐, 학문의 진흥을 위해서 학자들을 돕기는 커녕 쓸 데 없는 절차를 만들어서 학자들 위에 군림하려는 것 아니냐 한바탕 난리를 치니까, 서류는 억지로 받아들고는 뒤적 뒤적 나를 1시간 가량 앉혀놓는 것이다. 보다 못해서 서류를 들고 늑장을 부리는 이에게 다가가서 서류에 문제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문제가 없단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대학 나온 ***씨? 칠레 연구하시나보죠?”

아마도 내게 자신이 나를 기억하겠다고 엄포라도 놓으려는 듯? 그래서 나는

“네. ***님, 칠레에 관심 많으십니까? 관심 많으시면 나중에 책 나오면 사서 읽으시고, 이 서류 처리나 빨리 해주시죠.”

라고 대답했다. 그 직원 나에게 니가 나한테 이렇게 까불면 안된다는 듯 황당한 웃음을 짓더니 괴발 새발 학위증을 만들어 던지듯이 넘겨주더라.

그런데 나를 절망하게 한 사건은 그 학진 직원의 관료주의적인 횡포가 아니었다. 나를 따라 들어온 다른 박사의 태도. 그는 민망할 정도로 그 직원에게 굽실거렸으나 역시 뭔가의 서류 미비로 다음날 다시 오라는 냉냉한 답변을 받고 돌아서고 있었는데, 내가 그 직원에게 까칠하게 구는 것을 목격하더니 나에게 엘리베이터에서 충고를 하는 것이었다.

“학진 사람들에게 잘 보여야죠. 각종 프로젝트도 있고…괜히 찍혀서 좋을 것 없으니까…아무래도 모난 돌이 정 맞는다지 않습니까?”

진실을 추구한다고, 세상을 넓게 볼 꺼라고 소위 “박사” 학위를 받아들고 나온 인간의 입에서 이런 말이 그냥 툭 나오는구나…학술진흥재단도 절망이지만 이런 사람들이 득실거리는 학계도 문제겠군…나는 그날 두 배로 입맛이 썼다. 하지만  나중에 소위 “진보적”인 국가기관에 근무하는 선배의 충고를 듣고 세 배로 입맛이 써지고 말았다. 그 선배 왈,

 “그러게 학진 가기 전에 나한테 말을 하지. 모모가 거기 근무하잖냐. 미리 말을 하고 갔어야지. 이런…”

2.

이거 도대체 어디부터 잘못된 것이냐? 일단 각종 국가기관에 종사하는 공무원들이 자신들이 왜 그곳에 있는 지를 망각하고 국가기관에 부여된 권력을 자신의 권력인 양 남용하는 것이 문제일 것이고, 그런 권력의 남용을 보면서도 눈을 질끈 감을 뿐 아니라 스스로도 호시탐탐 그 집단에 일원이 될 기회만을 노리는 “일반인”들도 문제일 것이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안다면 치사한 일을 최소화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예외가 되어 우대를 받을 수도 있는 인맥/학맥 사회도 참으로 지독히 잘못된 것 같다. 

그날 나는 내가 정말 이 나라로 다시 돌아와서 제정신으로 몇 년을 더 살 수 있을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나라보다 한국이 뭐 그리 나쁜 나라일까? 더 나쁜 나라는 절대 아닌 것 같은데, 솔직히 더 어이없는 나라라는 생각은 들었다. 최소한 내 직업, 나의 일과 관련하여서 한국은 좀 어이없는 구석이 있다.

3.

내가 학진에서 겪은 일이 김명호 박사가 겪은 어이 없음과 비교하면 참으로 사소한 것일 테지만 이 석궁사건을 마주하고보니 왜 그때 그 더럽던 기분이 생생하게 다시 생각나는지… 사건의 내용을 찬찬히 읽어보고 그 판결문/옹호문 등등을 읽으며, 아무래도 나 역시 한국에서 석궁 들게 되는 것 아닌가 사뭇 심각해졌다. “다수결”로 오답이 정답이 되는 학교와, 그에 대해서 침묵으로 일관하는 학계와 그 와중에 해고된 교수를 다함께 외면할 수 있는 비정한 대학사회. 더 나아가 그런 대학과 학계와 학교의 손을 들어주는 법원. 어디서 부터 잘못되었나? 아니면 이거 고칠 수는 있는 것일까?

김명호 박사의 싸움이 자세히 기록된 그의 홈페이지 주소는 Henry the Great…프랑스에서 존경받는 왕 헨리 4세를 따서 홈페이지 주소를 만든 그에게 이 세상은 고칠 수 있는 것이었나보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각성한 군주 혹은 각성한 권력. 그가 10년 넘게 싸우고, 법정 투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언제가 만날 수 있을 지도 모를 각성한 권력에 대한 믿음이 아니었을지…다소 수학자다운 세계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사회학자인 나는 무엇을 지렛대 삼고 싸울 것인가? 각성한 권력에 대한 환상도 없고, 각성한 민중에 대한 희망도 희미해져간다면? 그저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이냐? 중얼 중얼거리는 것으로 시작할 수 밖에 없을 뜻. 참 답답하다.

석궁사건 국회진상조사를 위한 네티즌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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